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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인연으로 저희 집 막내가 된 까만 고양이, 까뮤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마당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데, 어느 날 갓 출산한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데리고 저희 집 마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은 거예요.
네 마리 중 두 마리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병원에서 약 받아다가 먹이고 안약도 넣어주고 했습니다. 그러다 이틀 정도 어미가 애들을 데리고 나타나지 않은 적이 있어요.
사고당한 건 아닌가 내심 걱정했는데, 건강한 애들만 데리고 오고 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들은 데려오지 않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희 집 담장 너머 주차장 구석에 상태가 안 좋은 아이 하나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언뜻 봐도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거두게 됐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눈이 붙을 뻔했더라고요. 그렇게 거두게 된 게 까뮤예요. 까뮤 덕분에 이곳에서의 삶이 더욱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 제주 생활을 시작할 때 아파트에서 시작해서 제주 단독주택 살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로망과 동시에 벌레나 추위 같은 두려움도 있었는데, 이 집을 통해 많은 걸 경험하고 배우며 단독주택 살이의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일률적인 구조 말고 좀 특이한 구조에서 살고 싶던 바람도 이뤘습니다. 시골마을의 삶이 어떤지도 간접 체험했고요. 여러모로 뜻깊은 1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맛을 알았으니 내년에 다시 합가를 해도 별장 같은 숨 쉴 공간을 따로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고양이들이 투닥대는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이파리의 소리만 들리는 적당한 고요함이 얼마나 좋은 건지 새삼 경험했거든요.
깊게 들어오는 뭉근한 빛이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낼 이 집에서의 가을을 만끽하려고 해요. 여러분의 가을도 알찬 시간이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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